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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뜨거웠던 여름, 여명학교를 만나다. - 제1기 여명 여름학교 자원봉사자 이순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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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3-08-28 18:22 조회4,9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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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아내가 여명학교에서 자원봉사하게 되면서부터 여명학교를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인사성도 좋고 밥도 잘 먹는다면서 예쁘다던 아내의 말이 기억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가정주부라는 제한된 삶의 테두리 안에서 그 말씀을 지키고자 열심을 내는 것 같아서 지켜보는 저 또한 뿌듯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여명의 날 행사에 가기도 하고, 오랫동안 아내와 꼬박꼬박 모아두었던 돈으로 후원도 하고 여명학교를 후원해 왔습니다.

해가 지나고, 이제는 저에게도 그 아이들을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제1기 여명학교 여름학교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남한의 높은 교육열로 인한 공부 스트레스와 경쟁으로 인한 압박이라고 하는데,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부족한 영어, 수학의 기본기를 다지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내로부터 말로만 듣던 탈북 청소년 아이들을 직접 만나게 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함께 밥을 먹고 이미 너덜너덜해진 수학문제집과 영어문제집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면서 3주의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이렇게 2013년 8월이 어느덧 지나갔고, 어느덧 일상에 복귀한 저는 한 숨을 돌리면서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문득 여러 아이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갑니다.

ㄱㅎ이란 아이는 수학문제를 풀다가 제게 질문했습니다. 이제는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할 텐데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하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것만으로도 안정된 삶이 보장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제 생각의 한계를 깨닫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ㄱㅎ이의 부모님은 북한에 계십니다. 자신이 먼저 남한으로 온 것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며, 혹시나 자신 때문에 부모님이 해를 당하게 되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ㄱㅎ이가 이곳에서 어떤 안정된 혜택을 누리며 안정된 직장을 다니며 살더라도 늘 불안한 가운데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수학문제를 풀어주고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면접지도를 해주는 것으로 이 아이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해결해줄 수 없습니다. 저는 탈북에 성공해서 남한으로 오면 안전과 안정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 아이는 가족을 만나기 전까지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ㅎㄹ이란 아이는 탈북과정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여자아이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불쑥불쑥 올라오는 쓴 뿌리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여자아이입니다. 영화감독이 꿈이라고 하고,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지만, 정말 꿈은 가족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아버지 때문에 상처받은 어머니를 심리치료해주고 싶은 겁니다. 더 나아가서 아버지도요. 가족과 함께 탈북해서 남한에서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심이 되는 것은 아니란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ㅇㅎ는 통일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이입니다. 여름학교 아침조회 때 서로 기도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에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통일이 되어서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요. 가족이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목이 매여서 기도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도 눈물로 함께 기도했습니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게 해달라고, 이 아이가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통일이 되게 해달라고요.
 

저는 생각했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에게 더 큰 관심을 갖고 계신다라고요. 하나님의 시선이 있는 곳이 이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을 돌보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아이들을 발견하고 기도해주고 섬겨주기를 원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고아같이 버려두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이 아이들을 고아같이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돌보아주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찾아온 여름학교를 통해서 이토록 소중한 아이들을 만나고 아이들과 함께 했던 가장 뜨거웠던 여름, 공부의 열기로 뜨거웠던 여명학교의 교실들, 그곳에 분명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다 고백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간절히 기도하기는 이 아이들의 삶 가운데에도, 그리고 북한 땅에 있는 이 아이들의 가족들 가운데에도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있기를 원합니다. 북한의 수많은 지하 교회에서 소리 없이 울리는 기도소리를 들으시고 그 땅 가운데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막연하게 기도했던 남북통일, 이제는 ㄱㅎ이와 ㅇㅎ의 부모님이 계시는 북한을 위해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한 아이의 눈물어린 기도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께서 ㅇㅎ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 땅에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저 또한 기도합니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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