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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학교 사회교사 김신동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이번 후원의 밤에 앞서 신종플루라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믿음으로 최선은 다 해보자는 각오로 준비하였지만, 11월 초 신종 플루가‘위기로 격상되면서 유년기 영양결핍으로 면역력이 약한 우리 학생들의 건강이 염려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후원의 밤 보름 전에 신종플루 의심 진단을 받는 학생들이 갑자기 늘어나 임시휴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다행히 휴업 이후부터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더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쉰 덕분에 학생들이 활력을 회복하였고, 얼마 남지 않은 후원의 밤에 대한 열의도 커져만 갔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홍보 도우미로 자원하기도 하고, 스스로 밤 늦게까지 연습도 했습니다. 작년과는 달리 연예인 공연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자신들의 역할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학생들의 공연. 한 아이가 탈북 후 남한에 입국하여 여명학교에 오게 되는 과정을 담은 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이 준비한 라퍼커션, 국악, 댄스, 밴드, 태권도, 뮤지컬이 어우러져 하나의 큰 작품이 되었습니다. 후원자님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 그리고 지금까지의 공연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는 칭찬이 지금까지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하였습니다. 혹시나 신종 플루로 공연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까 자신보다 후원의 밤을 걱정하던 아이들의 땀방울에서 통일 이후에 북한의 회복을 위해 헌신할 일꾼들의 모습을 엿보게 되었습니다. 무대 공연이 없는 학생도 스태프로 참여하여 허드렛일도 마다않는 모습에 겸손하게 소외된 이웃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작은 예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번 후원의 밤을 보면서, 우리 학생들이 잘 배우고 성장한다면 분명히 귀하게 쓰일 거라는 확신이 드는 것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후원자님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됩니다. 행사당일 1층을 가득 채운 후원자님들께서도 함께 통일을 준비하고 있음을, 우리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음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비록 참석하지는 못하셨지만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신 많은 후원자님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뛰어난 연출력과 탁월한 주인공 선정으로 은혜와 감동을 주신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 |
- 김은철 학생(여명학교 4회 졸업생들 사진)
변정훈 교사(이하 변): 올해 2월 졸업 이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은데 첫 대학생활은 어땠니? 졸업생 김은철(이하 김): 글쎄요. 대학이라는 생소함이 긴장되기 보다는 오히려 기대가 되었어요. 그렇게 첫 대학생활을 시작했고 다른 문화 탓에 다른 학생들과의 생활도 많이 걱정했었는데 그렇게 많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대학 입학 후 남한 학생들과 직접적 의사소통을 하면서 생활하다보니 큰 어려움은 못 느꼈고 재미있게 생활했던 것 같아요.
변: 작년 4회 후원의 밤(Dream with us)에는 은철이와 친구들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자리에서 후원의 밤을 맞았구나. 학생들의 공연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었니? 김: 학생들의 인원도 많아졌고 후원의 밤 작품들도 양과 질적인 면에서 고르게 발전된 모습을 보고 우리 여명학교도 점점 더 커가고 있다는 것을 더 새삼스럽게 느꼈구요, 학생들 자체도 저희 때와 달리 많이 성숙되고 남한사회에 더 적응 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변: 기말고사, 레포트, 교회 일로 많이 바빴을 텐데 후원의 밤 시작부터 저녁 늦은 시간 정리까지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모습이 다른 재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 알고 있니? 작년 후원의 밤이 은철이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 김: 작년 여명학교 재학 당시에는 몰랐어요. 그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들을 돕고 계신다는 것을 작년 후원의 밤에서야 알게 되었어요. 후회는 항상 뒤에 하는 것이지만 끝나고 나서야 좀 더 열심히 할걸, 실수를 한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어요. 이렇게 질문을 받고 보니 여명학교 재학 중일 때가 참 행복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드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내가 오늘날 여명학교 졸업생으로, 또 남한사회에 대학생으로 서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변: 그러면 후원의 밤을 통해 재학생들이 어떤 것을 느끼면 좋겠는지 졸업생으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후원의 밤을 통해 봤겠지만 정말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많은 분들의 사랑이 있기에 우리 여명학교 후배들이 한국에서 안정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머지않아 후배들도 느끼게 되겠지만 여명학교 선생님들처럼 일일이 코치해주시고, 걱정해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 여명학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그 모든 것이 그리워질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네요. 특히나 여명학교 점심이 가장 그리워지죠.^^ 정말 대학가면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해라 걱정해주는 사람 없고, 점심 한 끼 한 끼가 부담될 때가 많아요. 그때 정말 여명학교 점심봉사자 분들이 좋았다는 것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되더군요. 여명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후배들의 삶에 있어서나,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있어서 정말 기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후배들 자신을 위해서도 뿐만이 아니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도 참되고 성실한 사람으로 성장해주길 바라요. 도움 주셨던 분들을 잊지 말고 후일 받은 것 보다 더 많은 사랑을 베풀면서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변: 끝으로 후원의 밤에 와주셨던 많은 후원자분들에게 여명학교 졸업생들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부탁해도 되겠니? 김: 이번에도 변함없는 관심으로 탈북 청소년들과 저희 여명학교를 위해 많은 사랑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 모든 후원자님들께 정말 큰소리로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이처럼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과 후원자님들이 있어 오늘날 저희 여명학교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꿋꿋하게 남한 땅을 힘차게 밟으며 활기찬 나날을 보며, 나아가 남북통일의 큰 밑거름이 되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사랑 잊지 않고 가슴깊이 간직하며 북한을 위해, 저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만이 아닌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남의 아픔을 먼저 헤아릴 줄 아는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희 후배들을 위해 여명학교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후원자님들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바라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여명학교 후배들에게 삶으로 좋은 본을 보여주고 있는 졸업생들의 듬직한 모습이 세찬 겨울 같은 세상 앞에도 안심이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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