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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땅에서 만난 ‘스승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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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5-07-29 12:42 조회3,9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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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6 동아일보 24명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교사들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이 준비한 ‘깜짝’ 행사가 뭔지 알아맞혀 보려고 애썼다. 여명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스승의 날 행사를 기획부터 연출까지 교사들에게 비밀로 한 채 준비하는 전통이 있다. 조명숙 교감(45·여)은 “그동안 상장수여식, 촛불파티 등을 마련했는데 올해는 어떤 걸 준비했을지 기대된다”고 했다. 오전 10시경 한 교실로 입장한 교사들 눈에 들어온 것은 2열로 놓인 24개의 의자와 97명의 학생이었다. 학생들은 가수 핑크토끼의 ‘엄마에게’라는 곡을 개사해 “선생님 손을 잡고 같이 걸을 때 대화를 나눌 때 모든 시간에 감사해요. 선생님 내 곁에 항상 있어 주세요”라고 노래했다. 학생 24명이 장미꽃잎을 띄운 온수를 채운 대야를 들고 와 교사 앞에 앉았다. 뜻하지 않은 세족 행사에 교사들은 “와” 하는 탄성을 터뜨렸다. 운동화를 신고 온 한 남자 교사는 “어휴, 발 안 씻고 와서 냄새 많이 날 텐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가만히 자신의 발을 주무르는 학생을 보던 한 여교사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양쪽 발 모두를 씻겨준 뒤 정성스레 수건으로 닦았다. 그러고는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하자 교사들은 “고맙다, 우리 끝까지 함께 가자”며 제자들을 꽉 끌어안았다. 탈북 청소년들에게 스승의 날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북한에서 영어 교사로 재직하다 탈북한 뒤 지난해 이 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이윤정(가명·40·여) 씨는 “북한에선 스승, 교사라는 존재가 노동당과 연결돼 있어 어렵고 권위적이다”며 “반면 한국의 스승은 인간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도 ‘교육절’이라는 날이 있지만 사회주의 교육이념을 기리는 날에 가깝다”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인간적인 모습을 대신 보여주는 존재가 스승이라 의미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학생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주(가명·20) 씨는 “탈북 청소년들에게 스승의 날 행사는 의례적인 것이 아닌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현하는 날”이라고 전했다.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 스승의 날 행사를 많이 봤다는 김 씨는 “한국 학생들이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약한 것 같다”고 했다. 황희건 교무부장은 “탈북 청소년들이 고마움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이들이 탈북 과정과 한국에서 받은 편견 등 상처가 치유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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