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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들, 희망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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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5-07-29 12:41 조회4,1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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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3 CBS노컷뉴스 때로는 엉성하고, 실수도 있었지만 따뜻함만은 어느 공연 못지 않았다. 21일 오후 7시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위치한 세종대학교 대양홀. 외국인, 나이 지긋한 할머니와 할아버지, 20대 청년들 등 다양한 연령대 관객들로 2,500석이 꽉 찼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학생들의 '여명 10년의 기적'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첫 번째 순서를 맞아 합창을 준비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각국의 언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참 기쁜 날', '아리랑' 등을 열창했다. 곧바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톤차임 공연이 시작됐다. 7명의 작은 소녀들이 등장해 맑은 벨소리로 '마법의 성',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등을 연주했다.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뮤지컬 공연도 펼쳐졌다. '미운오리새끼'라는 제목의 뮤지컬은 여명학교를 배경으로 탈북 청소년들의 남한 적응기를 그렸다. 영어와 한자어에 서투르고, 뭐든지 의견을 묻는 남한 사회에 힘들어하는 이들의 고충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뮤지컬 속에 꾸민 작은 무대들도 볼거리였다. 오케스트라 연주, 태권도 시범, 통기타와 가야금 합주, '홀로 아리랑' 독창 등이 이어졌다. '홀로 아리랑'을 노래한 A 학생은 "탈북 생활 중에 힘들고 어려울 때면 어머니가 부르시던 노래였다. 지금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이 노래를 부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모든 공연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쏟아냈다. 뮤지컬 공연 후, 다시 무대 위로 나온 A 학생과 함께 한 목소리로 '홀로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 무대에 올라 밝게 웃고 있는 학생들 중에서 상처가 없는 학생은 없었다. 누군가는 소중한 가족을 잃고, 또 누군가는 죽음의 고비를 겪으며 이곳까지 왔다. 조명숙 교감은 사회를 맡은 MBC 방현주 아나운서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탈북 과정이 너무 어려워서 세상을 죽지 못해 살아 온 아이들인데 저렇게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소리내는 것만 몇 달 걸렸는데,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만든 무대'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날 공연에는 배우 차인표, 배우 리키 김과 류승주 부부, 가수 한희준, 컴패션 밴드 등이 무대에 올라 여명학교의 10주년을 축하했다. 특히 탈북 청소년들의 든든한 후원자인 차인표는 공연을 위해 미국에서 한국까지 날아왔다. 그는 매년 '여명 후원의 밤' 행사에 참여해 오면서 학생들과 돈독한 인연을 쌓아왔다. 차인표는 "지난달 드라마 촬영이 끝나, 아내(배우 신애라)와 아이들이 유학 간 미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내가 아이들의 부모님이라면 한 사람이라도 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까, 라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아이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것 자체가 저는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100여 명에 달하는 탈북 청소년들의 합창이 장식했다. 학생들은 졸업생 오모 씨가 작사, 커피소년이 작곡한 '통일 마중 가자'라는 노래를 부르며 한 목소리로 희망찬 통일을 기원했다. 우연히 표를 얻어 공연을 관람했다는 20대 여대생 전가인(21·서울 도봉구) 씨는 "공연의 완성도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함께 공연을 기획하고 만들어 나간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탈북 청소년들에 대해 알게 됐고, 내년에도 이 자리에 또 있을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환갑을 앞둔 전후남(59·서울 강동구) 씨는 "직접 공연을 준비한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정말 좋았다. 감동적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 때 탈북 청소년이었던 졸업생 B(31) 씨는 "7년 전에 저도 섰던 무대다. 마음이 먹먹하지만, 아이들이 저희 세대보다 밝고 당당한 모습이라 좋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재학생들은 지난 3월부터 학업과 연습을 병행하며 틈틈이 공연을 준비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C(23) 군은 "오전에 공부를 하고, 오후에 공부와 연습을 함께 했다. 각 동아리 별로 집중적으로 연습에 들어간 것은 2주 정도다"라고 이야기했다. 합창에 참여한 그는 "'홀로 아리랑'을 들으며 북한에 있는 가족이 생각났다"고 털어 놓았다. 여명학교는 지난 2004년 탈북 청소년들의 생활 정착과 교육을 돕고, 미래 통일한국의 소중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 20여개 교회들이 함께 설립한 학교다. 통일 교육의 대안을 세워 '작은 통일'의 꿈을 이루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여명학교는 교회·개인·기업·정부 등의 후원으로 운영되며, 매년 '여명의 날' 행사를 개최해 후원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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