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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110410)-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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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1-04-14 10:35 조회4,6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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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 아픈 상처 미술로 치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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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과거의 수치스럽고 아픈 기억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그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셈이죠."

서울 남산 자락에 있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6년째 출강하는 미술치료사 윤덕애(56.여)씨는 10일 학교를 찾아간 기자에게 그림 한 장을 내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연필로 세밀하게 그린 이 그림에는 팔과 다리가 앙상하게 야위고 해진 옷을 입은 소년 2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술상을 펴고 앉은 북한군들 앞에 쪼그려 앉거나 손을 내밀며 애타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그림을 그린 북한이탈주민 A(25)씨는 지난 1998년 북한을 탈출해 2001년 한국에 들어왔고 여명학교를 졸업한 후 최근 국내 한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또다른 북한이탈주민 B(20)씨의 그림에는 철창으로 둘러쳐진 채 뿌리와 가지가 잘린 나무가 그려져 있다.

윤씨는 "잎이 없는 가지는 외로운 심리를 보여주고, 뿌리가 잘린 나무는 남한사회에 잘 정착하지 못한 본인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며 "탈북으로 인한 자신의 상처를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스스로와 직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개교한 여명 학교는 지금까지 70여명의 북한이탈 청소년과 성인 졸업생을 배출한 대안학교다. 미술치료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학생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탈북 과정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여명학교 조명숙(41.여) 교감은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40%가 약물치료 등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남한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가진 상처가 너무 컸고, 이를 교사가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학기당 20여명의 학생을 가르친다. 1주일에 1번씩 총 12~20주간에 걸쳐 그림을 그리거나 공작품을 함께 만들고, 탈북 화가의 작품도 보러 간다.

학생들의 작품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해 주면서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미술치료 과정에서 치료사와 대상자가 함께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윤씨는 굶주림을 겪은 탈북 청소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여명학교 학생들과는 식사도 자주 함께한다.

윤씨는 "어두운 색 지붕에 대문이 없는 집 그림을 그렸던 한 학생은 한달 뒤 대문을 그려넣었다"며 "이는 마음의 문이 열렸다는 의미다. 이 학생은 치료 후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명학교는 이달부터는 병원 방문에 대한 학생들의 거부감을 고려해 주 1회씩 정신과 전문의가 학교에 머물며 학생들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여명학교에서 만난 북한이탈주민 C(23)씨는 "탈북 후 북한에 남아있는 친척들이 잘못됐을까봐 많이 걱정했는데, 치료를 받으면서 이런 죄책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며 "남한 사회에서 받은 배려를 언젠가는 되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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